1. 서 론
2021년 해양환경전문가그룹(Joint Group of Experts on the Scientific Aspects of Marine Environmental Protection, 이하 GESAMP,)에서 발행한 해상 기인의 해양쓰레기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운 부문의 해양쓰레기의 발생원을 여섯 가지로 구분하고 그중 하나로 운항 중 컨테이너 유실(Lost Container) 사고를 뽑았다(GESAMP, 2021).
참고로 GESAMP는 UN의 지원으로 1969년부터 운영되며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이하 IMO),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등의 UN 기구에 해양환경 보전 정책 자문을 제공하는 연구단체이다. 이에, GESAMP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IMO 등 국제기구의 환경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2020년 세계선사협의회(World Shipping Council, WSC)가 발표한 운항 중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이래로 매년 평균 1,382개의 컨테이너 유실 사고가 발생하며 그 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WSC, 2020).
또한, 2019년 프랑스의 SURFRIDER FOUNDATION EUROPE 환경보호 기구는 자체 조사를 통해 1994년부터 2019년까지 해상유실 컨테이너 수가 16,635개이며, 그중 회수된 컨테이너는 432개로 회수율이 약 2.6%에 그친다고 밝혔다(SURFRIDER, 2019). 컨테이너에 독성 물질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화물이 적재된다는 사실과 운항 중 컨테이너 해상유실이 해양쓰레기 주요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연구 결과를 고려하면 유실 컨테이너 회수율이 2.6% 수준으로 낮은 점은 주목해야 할 수치이다.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 방지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설계 단계에서 선박 복원성을 향상하기 위해 선체 운동성을 분석하는 연구 그리고 컨테이너 화물 고박장치에 대한 구조적인 성능을 분석하여 가혹한 선박 운항 환경에서도 화물이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연구 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Kim(2020)은 5년간 운항 중인 선박으로부터 수집한 복원성 자료를 바탕으로 운항 상태에 따른 선종별 GM을 선박 길이, 폭, 총톤수 등 선박 제원을 분석하여 안정 운항을 위한 선종별 최소 GM을 제시하였다. Yu(2019)는 국내 연안 로로 선박의 화물 적재 및 고박 등에 관한 국내·외 기준의 비교를 바탕으로 안전한 화물 고박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였다. 선행의 연구는 화물 해상운송 측면에서 관련된 요소 기술의 성능 향상을 통한 운항 안전성 증진을 중점으로 연구하였기 때문에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되지 않아 이에 관한 연구 및 고찰이 필요하다.
IMO는 2020년 11월 개최한 제102차 해사안전위원회(Maritime Safety Committee, MSC) 회의에서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 발생 시 신속히 사고를 감지하고 적절한 후속 조치의 개발 방안을 정식 의제로 채택하여 2022년 9월 개최하는 제8차 화물 및 컨테이너 운송 전문위원회(Sub-Committee on Carriage of Cargoes and Containers, CCC) 회의에서 2022∼2023년 기간 동안 논의하기로 하였다(IMO, 2021).
본 연구는 컨테이너 해상유실 주요 사고 조사보고서 및 관련 전문 자료의 내용 중 사고 요인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여 사고 발생의 주요 요인으로써 공통으로 지목되는 사항을 식별하고 이에 대한 근본적 대응 방안을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운항 중 컨테이너 해상유실 현안을 논의하는 IMO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정성적 관점에서 대응 방향을 제시하였다.
2.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 요인
Table 1는 최근 발생한 운항 중 컨테이너 해상유실 주요 사고 목록을 보여준다. 공개된 사고 조사보고서를 검토해보면 운항 중 기상악화, 컨테이너 고박장치 불량 및 인적 요소 등이 사고 요인으로서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특정 요인을 사고 원인으로 단정하여 지목할 수는 없지만, 검토를 통해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사고 요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2.1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
1956년 세계 최초로 58TEU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이 등장하고 이후 컨테이너 선박의 크기는 계속해서 증가하여 2017년에는 20,000TEU 선박이 항행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 해운선사인 현대상선(HMM)도 2018년 9월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23,000TEU 규모의 컨테이너 12척을 발주하였다(Yang et al., 2020).
컨테이너 선박이 대형화될수록 선박설계 단계에서 운동성 예측은 더욱 복잡해지고 최악의 기상 상황을 대비하는 선박의 복원성 유지에 대한 정확한 시뮬레이션은 더욱 어려워진다. 특히, 만선 상태에서 컨테이너의 최대 겹침 적재 높이가 증가함에 따라 운항 중 풍하중의 영향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컨테이너 화물 자체의 비틀림 등 선박에서의 운동량 변동 폭이 더욱 커진다(Maria et al., 2017).
컨테이너 대형화에 따른 풍하중의 증가는 선박 조종 성능에도 영향을 미치며, 2021년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한 대형 컨테이너 선박 Ever Given호 좌초 사고는 이 영향을 보여준다. 좌초 사고 발생 시점에 풍속은 약 40kn(74km/h) 규모였으며 강풍의 영향으로 선박의 선수가 항로를 이탈하면서 좌초 사고가 발생하였다(Wong et al., 2021). 당국의 발표와 같이 선박 좌초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한가지 요인을 사고 원인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선박 크기의 대형화는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의 주요 요인이다.
여러 선종 중 컨테이너 선박과 자동차 운반선은 선박의 구조적 특성상 화물의 적부에 따른 무게중심 변동 폭이 크다. 따라서 컨테이너 선박이 대형화될수록 선박의 안전 운항 관리 측면에서 복원성 확보를 위한 신중한 설계 검토가 필요하다(Kim et al., 2021).
2019년 1월, 파나마 기국 소속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인 MSC ZOE호가 독일 북부 북해를 항해 중, 폭풍에 따른 기상악화로 선적된 컨테이너 342개가 해상으로 유실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중 3개의 컨테이너는 독성 물질(유기 과산화물 등)이 포함되었으며, 그 외 대부분 컨테이너는 그 위치조차 추적하지 못하고 해상으로 유실됐다. 사고 당시 선박에는 선적 가능한 최대 용량의 70%인 13,465TEU 화물을 싣고 있었다. 2020년 6월 공개된 MSC ZOE호 사고조사 보고서에는컨테이너 선박이 대형화됨에 따라 컨테이너 화물창의 개구부가 더욱 커지고 이에 따라 선박 자체의 비틀림 강성이 작아지면서 선체의 굽힘 및 비틀림 하중의 영향이 크게 나타남을 하나의 사고 요인으로 명시하였다(BSU, 2020).
2.2 기상악화에 따른 운항 안정성 저하
기상악화는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의 가장 큰 요인이다. Table 1에 나타난 사고 목록 중 화재로 인한 MOL Comfort호와 X-Press Pearl호의 사고를 제외하고 다른 컨테이너 유실 사고는 모두 기상악화가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2.1장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높은 풍속의 기상악화 환경은 선박 운항의 안정성 및 운동량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컨테이너 선박 구조 특성에 따라 대형 컨테이너 선박일수록 풍하중의 영향이 더욱 크다. 다만, 어느 정도의 기상악화 규모까지 선박이 화물의 적재 안정성을 유지하며 안전 운항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사고 조사보고서에서 언급되어 있지 않다.
2020년 7월 공개된 Ever Smart호 사고조사 보고서는 선박이 대만 타이베이 항구를 출항하여 컨테이너가 유실되는 사고 지점까지의 실시간 상황을 보여준다. 사고 당시 풍속은 대략 34∼40kn 규모였으며 심한 선체 요동으로 선원의 거주 구역 외 출입이 금지되었고 이에, 선원은 컨테이너 해상유실이 이미 발생한 후에 사고 발생를 인지하였다. 기상악화는 운항의 안정성뿐만 아니라 선원의 적절한 화물 관리·감독에도 영향을 미친다(MAIB, 2020).
Fig 1은 북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 컨테이너 해상유실 주요 사고의 위치와 시기를 보여준다. 이들 사고의 공통점은 모두 우리나라 기준으로 겨울철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겨울철 북태평양 해역의 온대저기압은 세력이 강하기 때문에 운항에 많은 위험 요소로서 영향을 미친다. 이에, 겨울철 북태평양을 항해하는 선박이 온대저기압과 조우할 경우 선박의 최적 항로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Seol et al., 2021).
다른 공통점은 모두 아시아에서 미주로 항해하는 과정에서 유실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컨테이너 선박은 아시아에서 만선에 가까운 상태로 화물을 적재하여 출항한다. 선박 운항 중 겨울철 북태평양의 기상악화와 마주하면서 최대 겹침 적재 높이 가까이 화물이 적재된 상태에서 컨테이너 선박은 증가한 풍하중의 영향을 견디지 못하고 해상유실 사고로 이어지게 되었다.
2.3 컨테이너 적재 및 고박장치 불량
Table 1에 나타난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 중, 2018년 6월 발생한 YM Efficiency호 사고조사 결과 일부 컨테이너 적재 단에 제한된 하중 이상의 화물이 선적되었음이 밝혀졌다. 또한, 2017년 10월 발생한 Ever Smart호는 사고가 발생한 구간(Bay)의 컨테이너 중 36%가 사전 신고한 중량의 오차범위를 넘는 화물이었다는 것이 사고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처럼 컨테이너 중량의 잘못된 검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의 경우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다각적인 차원에서 제도 개선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으며 이에 IMO는 국제해상인명안전협약(SOLAS)을 개정하여 2016년 7월부터 해상운송 과정에서 전 세계 컨테이너 화물에 대한 총중량 검증 제도를 의무화하였다(Kim et al., 2018).
그뿐만 아니라 IMO는 SOLAS 협약을 통해 안전한 고정 및 적재를 위한 기국 승인의 화물고박지침(Cargo Securing Manual, 이하 CSM)을 마련하고 이행하도록 규정한다(IMO, 2020).
하중을 고려한 컨테이너 화물의 적합한 적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가 선박에 설치된 Loading Software라고 지칭되는 화물작업 소프트웨어이다. 화물의 신속한 양·적하 작업이 요구되는 컨테이너 항만에서 컨테이너 하중 및 복원성을 고려한 적재·배치를 사람이 일일이 계산할 수 없으므로 선박에 설치된 Loading Software에 의해 수행한다. 이는 건조 단계에서 최초 형식 승인 검사가 요구된다.
영국의 해상 상호 책임 보험사인 North P&I 사는 컨테이너 선박의 Loading Software 운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최초의 선급 형식승인검사 후 별도 검사 대상이 아닌 Loading Software가 컨테이너 화물의 최신 정보를 적절히 반영하여 고박 강도(Lashing Strength) 등을 계산하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검사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였다. 또한, Loading Software 운용에 대한 선원의 전문성을 향상해 컴퓨터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경고나 오류를 적시에 인지하여 대응하는 역량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였다(North P&I, 2021).
선박에서 사용하는 트위스트락(Twist Lock) 및 브릿지피팅(Bridge Fitting) 등의 컨테이너 화물 고방장치의 결함도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 요인 중 하나이다. MSC ZOE호, YM Efficiency호 그리고 Ever Smart호 사고조사 보고서에서 모두 고박장치의 결함을 지적하고 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 선원이 할 수 있는 외관 점검 외에 선박에서 사용하는 많은 고박장치의 하중 강도를 개별 점검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3. 컨테이너 해상유실 대응 방향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가 발생하면 운항 안전, 해양환경 그리고 법적 책임 측면에서 문제가 즉각 발생하여 이에 대한 수습이 요구된다. 반면, IMO 회의와 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운항 중 컨테이너 유실 사고를 다루고자 하면, 기술적인 개별요소에 집중하기보다 더욱 거시적인 측면에서 현안에 대한 원칙 및 대응 방향을 우선 수립해야 한다.
3.1 국제협약 이행의 통합 모니터링
유실 컨테이너는 항행 안전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수밀성이 낮은 컨테이너는 해상유실 후 바로 침강하지만, 수밀성이 높은 컨테이너는 수 주 동안 떠다니면서 조류의 영향으로 해변에 이르러나 주변을 항행 중인 어선 등의 선박과 충돌하기도 한다(Kim, 2016).
안전 측면에서 인명을 보호하고 선박의 운항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IMO는 국제협약을 통해 다양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였다. Table 2은 컨테이너 해상운송과 관련된 주요 IMO 협약을 보여준다. 이는 안전한 컨테이너 해상운송을 위해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국제규정이다.
SOLAS 협약 제6장(화물 및 연료유의 운송) 2 규칙을 통해 선박에 선적하는 컨테이너의 총중량검증을 2016년 7월부터 의무화하고 있다. 이때의 총중량은 컨테이너에 적재되는 화물과해당 화물을 고정 및 보호하기 위한 장비, 컨테이너 자체 무게 등을 모두 합산한 중량을 말한다.
Nairobi 협약에서는 해상유실 컨테이너를 난파물(Wreck)로 간주하고 컨테이너 내부 화물 종류와 관계없이 선주에게 유실된 컨테이너 화물의 회수 의무를 부여한다.
International Convention for Safe Containers (CSC) 협약은 컨테이너가 선박에 안전하게 적재되기 위해 표준화된 선적 규정 및 사고 등의 위험 상황에서 적용 가능한 조치를 제공하고 있다.
IMO/ILO/UNECE Code of Practice for Packing of Cargo Transport Units (CTU) 코드는 IMO,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ILO) 및 UN 유럽경제위원회(UN Economic Commission for Europe, UNECE)가 공동으로 개발하였으며 해상운송 화물 외에 육상과 철도 등의 모든 운송 수단에 적용되며, 컨테이너 그리고 기타 형태의 운송에 대한 화물 적재 및 확보 등의 모든 측면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를 포함한다.
IMDG 코드는 포장 형태로 운송되는 위험물을 제1급부터 제9급(기타유해성 물질)까지 분류한 후, 각각의 표시 및 표찰, 포장 방법 및 포장 용기 기준, 선적 서류, 컨테이너에 의한 위험물 운송 및 위험물의 화재 비상조치 등을 규정한다.
CSC 협약은 컨테이너의 안전한 운송 및 취급 측면에서 인명 안전성 유지와 컨테이너의 국제운송 촉진을 위해 채택한 컨테이너의 제작, 검사 및 보수점검에 관한 국제협약이다.
상기 협약의 이행과 모니터링의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만약 컨테이너에 선적된 위험화물이 IMDG 코드에 따라 적절하게 검사되었다고 하더라도 CSS 코드에 따라 적합한 선박 적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상유실 사고 발생 시에 컨테이너 내부의 위험물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실제로 MSC ZOE호 사고의 경우 독성 물질의 위험화물이 해상에 유실되어 노출되었다. 일단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가 발생하면 안전과 환경 측면에서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컨테이너 안전 운송을 전 주기적 측면에서 관련 협약이행을 통합하여 위험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3.2 선박 건조 및 운항 관점의 상호보완
선박이 대형화되면서 건조 과정에서 선박설계 등의 기술이 더욱 고도화된다. 또한, 운항 측면에서 해운회사도 대형선박을 통한 안전한 화물 운송을 위해 기상, 항로 및 보험 등의 다양한 운항 요인을 더욱 깊이 고려해야 한다(Kim, 2005).
Fig 2는 안전한 컨테이너 화물 운송 및 유실 사고 방지를 위해 운항 측면 및 선박 건조(설계)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을 요약하여 보여준다. 두 부문의 요인 모두가 유실 사고 발생에 영향을 주지만 현재는 해상유실 사고 대응과 관련하여 조선사와 해운사 간 상호 협력이 부재하다. 하지만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대형선박 건조에 따른 해상유실 사고 위험성은 증가하는 실정이고 따라서 상호 기술협력을 통해 사고방지를 위한 신규 조치 발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Table 1에 나타난 사고들의 조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선원의 대응 즉 인적 요인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이는 그 속성상 사고 원인으로 작동되었다고 정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같은 겨울철의 북태평양 해역을 통항하는 여러 선박에서 선장의 노련함과 경험에 따라 사고 여부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그러한 노련함과 경험의 영향을 정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운항 측면에서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유실 컨테이너 회수에 대한 의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대상이다. 2021년 5월 발생한 X-Press Pearl호 침몰 사고로 인해 스리랑카 해안은 해양 플라스틱으로 크게 오염되었다(Madushika et al., 2021).
Fig 3은 X-Press Pearl호에 선적된 컨테이너가 해안으로 떠밀려와 오염을 일으킨 모습을 보여준다. Nairobi 협약에서 선박으로부터 발생한 난파물에 대해 선주에게 제거 의무를 부여하고 있지만, 그것도 배타적 경제 수역(Exclusive Economic Zone, EEZ)에 내에서 발생한 사고로 한정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해양환경 오염피해를 본 스리랑카와 같은 연안국의 입장에서는 그 실효성이 낮다.
선박 건조 관점에서는 선박 대형화가 컨테이너의 해상유실 및 유류오염의 크기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설계 단계에서 선박 대형화에 따른 (풍)하중의 증가, 강화된 고박장치 등의 요소 기술 개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운항 중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는 단지 운항 측면의 결함으로만 발생하지 않는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선박 대형화, 선박에 설치된 화물작업 소프트웨어의 결함 및 기상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하여 사고가 발생한다. 따라서 개별 요인에 대한 대응을 모색하기보다 조선사와 해운사가 상호 기술을 보완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편적으로 사고 원인을 추측하면 운항 과정에서 기상악화를 적절하게 고려하지 못한 선장의 낮은 역량이 사고의 가장 큰 요인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사고 조사보고서를 면밀하게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형선박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의 위험성 증가는 필연적으로 수반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것이 기상악화, 부적절한 협약이행 및 고박장치의 불량 등과 겹치면서 운항 중 유실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동 문제를 어느 개별 요인에 집중하지 않고 조선사와 해운사가 협력하여 포괄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도록 대응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
4. 결 론
본 연구는 운항 중에 발생한 컨테이너 해상유실 주요 사고 조사보고서 및 관련 전문 자료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유실 사고의 요인과 대응 방향에 대해 고찰하였다. 연구의 한계로서 사고 원인에 대한 정량적 통계 데이터 작업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향후 더욱 다양한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의 표본조사 대상을 선정하여 연구를 수행한다면 실질적인 대응 방안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며, 본 연구 범위에서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운항 중 컨테이너 해상유실의 주요 원인으로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 기상악화 그리고 컨테이너 적재 불량이 파악되었다. 특히, 기상악화에 따른 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운항 안정성 저하에 대한 대책 마련 필요성이 식별되었다.
(2) 컨테이너 화물의 안전한 해상운송을 위한 국제협약 이행의 통합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특히,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해상 유실된 컨테이너의 회수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3) 근본적인 해상유실 사고방지 및 IMO 회의 대응을 위해 해운사와 조선사 간 협력을 통한 공동 대응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운항 중 컨테이너 해상유실 사고의 여러 요인은 개별 관점의 대응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