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화물특화 항만의 해양환경사고 안전항만 구축방안 연구 -사고 시나리오 및 위험도 분석을 중심으로-
Establishment Strategics for Making a Port Specialized in Liquid Cargoes Safer - Focusing on Accident Scenario and Risk Analys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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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국내 액체화물량이 가장 많은 울산항에서 발생한 해양사고 통계자료를 토대로 해양사고 위험도와 취약성을 분석했다. 울산항에서 발생된 해양사고 발생 위험성, 환경피해도, 환경오염사고 취약성에서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울산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해상사고 시나리오와 사고대응전략을 마련하였다. 또한 울산항에서 발생한 대형 해양오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전략으로서 제어장비와 기반인프라를 구축하고 제어센터를 설립하여 해양사고안전 기능을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울산항과 같이 액체화물특화 항만의 경우 물동량의 규모나 해양오염사고의 빈도를 볼 때, 안전관리 상설기관의 유치가 절실하며 안전항만을 구축하는데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nalyze the risk and vulnerability of marine accidents based on statistical data on marine accidents at Ulsan Port, which has the largest amount of liquid cargo in Korea. It was found to be quite vulnerable to the risk of marine accidents, environmental damage, and vulnerability to environmental pollution accidents. Based on analysis results, marine accident scenarios and accident response strategies were prepared. Additionally, as a response strategy to prepare for large-scale marine pollution accidents at Ulsan Port, it is necessary to establish control equipment and infrastructure, as well as establish a control center to integrate marine accident safety functions. In particular, in the case of liquid cargo specialized ports such as Ulsan Port, considering the size of the cargo volume and the frequency of marine pollution accidents, it is urgent to build professional safety management institutions, which should make the port safer.
1. 서론
우리나라의 대외 무역의존도는 73.3%(2021년 기준)이며,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다.(2021년 기준)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 해상 수출입화물 물동량은 2009년 10.7억톤에서 2020년 약 15억톤까지 연평균성장률(CAGR)이 3.1%로 증가하였다. 입출항 선박 사이즈의 경우2009년 평균 6,574GT에서 2020년 11,456GT로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다. 수출입 물동량 증가로 선박입출항 빈도도 잦아질뿐만 아니라 선박의 규모도 갈수록 대형화되고 있어 선박사고로 기인한 해양환경 오염사고 발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해양환경오염사고가 2011년 이후 매년 200건 이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세월호 사고가 있었던 2014년을 제외하면 매년 약 500㎘가 자연환경으로 유출되어 해양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Fig. 1). 유류유출의 주요 원인은 선박의 해양사고이다.
특히, 유류화물을 운송하는 탱커선의 입출항이 잦은 유류액체화물특화 항만은 해양사고 위험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는 유류액체화물에 특화된 항만이 울산, 여수, 대산, 인천 등이 있다. 본 논문의 공간적 연구범위는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액체화물 전용 인프라가 갖춰진 울산항으로 한정하여 액체화물특화항만의 해양환경 안전항만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를 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인 울산항은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액체화물 물동량의 29.6%(전국 1위, 세계 3위)를 처리하고 있으며 가스류를 제외하면 비중이 34.7%까지 차지하고 있다. 또한 울산항 전체 물동량 중 액체화물 비중은 80.4%(2021년 기준)로 액체화물에 특화된 항만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해양수산부 제4차 항만기본계획(2021~2030)’에 따라 신북방 및 동북아 에너지·오일 허브 인프라 항만으로 육성될 예정이다. 이러한 항만 특성 때문에 울산항이 해양오염사고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타 일반항만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의 안전대응방안이 요구된다.
선박 해양사고에 따른 환경오염사고 대응방안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왔다. Kim(2016)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1,417건 재결사고를 대상으로 주성분분석을 통해 요인들의 상관관계와 사고원인을 분석을 통해 해양안전통합관리시스템(GICOMS) 적용방안을 도출하였다. Cho et al(2017)는 1996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 연근해에서 발생한 해양사고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해양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저감대책을 제시하였다. Kang et al.(2013)는 국토해양부, 농림식품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해양사고 통계자료를 이용하여 선종을 구분하고 사고발생 현황에 따른 원인 분석을 통해 사고원인별 예방 대책을 제시하였다. Cho et al.(2017)는 전국에서 발생하는 해양오염사고(위험물질 유출) 자료를 기초로 인명 위험도와 환경 위험도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예방대책을 제시하였다. Lee et al.(2014)는 부산 해역을 대상으로 위험유해물질 유출사고에 대한 가상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이에 대한 대응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Lee(2014)은 울산항 집단 정박지를 주로 이용하는 8척의 선박을 대상으로 파주력, 풍압력, 유압력, 파랑 표류력 등 조건에 따른 선체에 작용하는 영향을 산출하고 묘박 안정성을 평가하여 안전한 묘박을 위한 환경 조건을 제시하였다. Lee et al.(2012)은 해상물동량과 해양사고 간 통계분석을 통해 해역별 위험분야별 국내 해상 위험물질의 위험도를 검토하였다. 그 결과 국내 해양오염사고에 대한 대응시스템이 폭발 및 화재위험에 취약한 점을 발견하고 전문 방제자원의 확충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기존연구들을 살펴보면 해양사고 통계분석을 기반으로 사고원인에 따른 대책수립, 환경오염원과 사고 종류에 따른 위험성 분석, 가상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방안 제시 등 파편적인 연구가 대부분이다. 안전항만 구축방안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선행연구에서 사용된 방법론들을 포괄하여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유류액체화물 특화 항만인 울산항을 중심으로 에너지 항만의 인프라 특성을 고려하여 해양사고 발생 가능성과 위험도를 검토하고, 이를 기초로 해양오염사고 및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하여 해양오염 대응체계를 제시하고자 한다.
2. 위험성 및 취약성 분석
2.1 위험성 분석
위험도(Risk)는 잠재적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사건의 발생 가능성과 그 결과의 조합으로 정의된다.(UNIDSR, 2009) 위험도는 사고의 확률과 사고의 결과의 곱으로 계량화할 수 있으며 아래의 식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Kim and Kim, 2008: Cho et al., 2013)
R은 위험도, P는 사고의 확률, C는 사고의 피해도를 의미한다. 울산항의 항만구역 내에서 위험물질(유류 및 HNS)이 유출된 해양오염사고에 대해 기존의 선행연구에 기초하여 다음의 과정을 통해 해양환경오염의 위험도를 분석하였다.(Cho and Kim 2017)
최근 5년간 발생한 울산지역 해양오염사고는 평균 23.2건으로 유출량은 약 37.6㎘로 조사되었다.
해양오염사고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파손’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 건수 50건(43.1%, 1위)과 유출량 81㎘(43.3%, 2위)로 사고유형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부주의’에 의한 발생사고가 46건(39.7%)으로 많이 발생했지만, 유출량 기준으로 볼 때 5㎘(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난’에 의한 사고는 100㎘(53.4%)로 가장 많은 유출량을 발생시켰으나, 사고 빈도 측면에서는 16건(1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종합해 볼 때 사고발생 빈도가 높고 유출량이 많은 사고의 원인은 ‘파손’에 의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해양오염사고 시 유출된 오염물질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사고발생 건수와 유출량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사고발생 건수 기준으로는 ‘경유’(25.0%)가 가장 비중이 높았고, 유출량 기준으로는 ‘유성혼합물’(54.7%)이 가장 높았다. 이는 일반적으로 경유와 중유가 운반선의 연료로 사용되어 빈도가 높았고, 유출량은 해양오염사고 발생시 대량으로 유출된 오염물질이 유성혼합물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2 환경피해도(Environmental Damage) 추정
환경오염에 의한 피해수준은 선행연구(Lee et al, 2012)에서 제시된 NFPA 704 기준으로 물질 고유의 위험도를 검토하는 방식을 활용하였다. NFPA 704는 미국화재예방협회(NFPA)에서 위험물질에 대한 응급상황 시 신속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규격이다.
해양오염사고를 NFPA 등급 기준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위험등급을 매기고, 각 유출량(Sp)을 곱하여 환경피해도(D)을 산정하였다.
최근 5년간 울산항만구역 내에서 발생한 해양오염사고 시 유출된 오염물질을 NFPA 등급별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아래 Table 4와 같다.
상기 NFPA 등급과 오염물질별 유출량을 토대로 해양오염사고의 오염물질별 환경피해도 수준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환경피해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오염물질은 ‘유성혼합물’(102,848)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원유’(66,040), ‘중유’(21,070) 순으로 분석되었다.
기름과 물의 혼합물인 유성혼합물의 경우 유해액체(Y류)로 구분되는 유해물질보다는 위험도 등급이 낮으나, 2017년도와 2020년도에 연이은 사고로 인해 대량으로 유출되어 환경피해도 측면에서 높게 측정되었다고 판단된다.
한편 경유의 경우 사고빈도수는 29건으로 동 기간 해양오염사고 대비 가장 높은 비중(25.0%)을 차지하고 있으나, 실제 유출량(22.3㎘) 측면에서 유성혼합물에 비해 다소 그 위해도 수준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2.3 위험도(Risk) 분석
해양오염사고의 위험도는 환경피해수준을 유형별 발생 비율에 곱하여 산출하였다. 그 결과 ‘해난’에 의한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고, 이는 선박의 항해, 급유, 하역, 이송과정에서 침수, 좌초, 충동, 전복 등으로 인해 유해물질 또는 중유(연료유)가 해양으로 빠르게 유출된 결과로 판단된다.
한편 과실로 인해 발생하는 해양오염사고로 유출되는 오염물질 중 유성혼합물(46.2%)이 가장 비중이 높고, 그 다음으로 중유(3.2%), 경유(3.2%)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2.4 취약성(Vulnerability) 분석
울산지역의 해역은 157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을 가지고 있으나 행정구역상 해안 양 끝단의 거리가 38km에 불과하여 해안선이 매우 복잡하다. 또한 주요 항구로 울산본항, 울산신항, 온산항, 미포항, 장생포항, 방어진항 등이 있는데, 이 중 어항인 장생포항과 방어진항을 제외한 항만에서는 액체화물선의 입항, 계류 및 정박이 가능하며, 울산항의 주요 항만시설은 여기에 집중되어 있다. 2020년 기준 울산항의 총 물동량은 장기화되는 코로나 영향에 따른 국제 경기 위축 및 교역량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7.1%가 감소한 2억 238만톤이며, 전국 항만 물동량 중 울산항의 비중은 소폭 증가한 12.6%(전년 대비 0.3% 증가)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액체화물은 1억 5,315만 톤으로 전체 화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5%이며, 선종별로는 석유정제품 운반선, 원유 운반선, 케미칼 운반선(화학공업생산품, 동·식물성 유지류), LNG·LPG운반선 순이다.
2017년~2021년 기간 동안 발생한 해양오염사고를 기준으로 사고발생시간, 장소, 선박의 종류, 오염면적 등을 분석하고 그에 따라 예상되는 피해규모와 빈도를 평가하여 사고의 취약성을 검토하였다. 먼저 사고발생 시간대를 살펴보면 ‘8시부터 15시’(55.2%)까지 사고 건수가 가장 높은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해상통행량이 빈번한 시간대에 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사고 규모는 ‘0~3시’(33.2%), ‘12~15시’(48.2%) 경에 높은 비중(81.4%)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대규모 사고의 발생 시각과 사고 빈도와의 연관성은 발견되진 않았다.
다음으로 사고발생 지역별 검토 결과를 살펴보면, 항만구역에서의 사고 빈도가 중공업 및 기타구역에서의 사고 빈도보다 높았다. 특히 울산신항에서의 사고 건수가 전체의 23.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울산본항의 사고 건수가 21.2%로 그 다음 순이었다. 사고 규모인 유출량 기준에서 보면 그 비중(47.0%)은 더욱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석유화학 기반의 항만배후단지로 인해 액체화물 물동량 및 하역량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선박 종류에 따른 해양오염사고 변화를 보면, 유조선부터 어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종에서 오염물질 유출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다. 그 중 가장 빈도수가 높은 것은 ‘유조선’(24.1%)이며, ‘어선’(19.0%)과 ‘예인선’(9.5%)의 비중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어선이 전체의 19.0%를 차지하는 데 어선의 경우 급유나 정박 상태에서 소량의 연료유 유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유출량을 살펴보면 ‘유조선’(56.6%), ‘화학제품운반선’(14.2%), ‘해상부이’(10.9%)가 전체의 81.7%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실제적으로 액체화물의 수송 및 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해양오염사고 선박의 규모는 다양한 분포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선의 경우 10톤 미만의 소형선인 경우도 있으며, 유조선의 경우 5만톤 이상의 선박규모를 가지기도 하였다.
사고빈도 기준으로 주요 선박규모를 살펴보면 ‘10톤이상 50톤미만’(19.8%)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100톤이상 500톤미만’(16.4%), ‘1만톤이상 5만톤미만’(12.9%), ‘1천톤이상 5천톤미만’(9.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출량 기준으로는 ‘10톤 이상 50톤 미만’(50.0%)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1천톤 이상 5천톤 미만’(15.7%), ‘5백톤 이상 1천톤 미만’(8.1%)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10톤 이상 50톤 미만’ 선박규모의 유출량이 높은 이유는 화물창 세정수 등 88,000ℓ 유출된 유조선(29톤, 2017년 발생) 침몰 사고의 유출량이 합산된 결과다. 이는 50톤 미만 소형선박에서 발생되는 통상적인 사고가 아니기에 종합검토에서는 반영하지 않았다.
상기 검토된 내용을 종합하여 해양오염사고 취약성 정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사고의 빈도가 높은 지역은 울산신항이며, 사고 장소는 부두와 그 인근장소로 판단된다. 사고는 낮 시간대(오전 8시~오후 15시)에 발생하며, 사고 선박은 화학제품운반선 또는 유조선일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선박의 규모는 3천톤 급이며, 오염물질의 종류에 따라 오염면적이 없거나 일부 기름띠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가 발생하는 울산신항은 액체화물선의 입출항이 많으나 진입수로가 한정되어 대형 선박의 입항이 어렵고 교차시 선박간 충돌 위험이 높다. 특히 해상부이가 위치한 E-1 묘박지에는 대형 유조선들이 정박하여 48시간 정도 해상파이프라인을 이용한 유류물류가 이루어지고 있어 사고 발생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 시나리오 분석
3.1 사고발생 시나리오
해양오염사고가 시간대별로 전개되는 과정을 사고발생 시나리오라고 하며, 본 시나리오 분석에서는 환경 피해도와 위험도를 고려하여 두 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하여 검토하였다. 첫 번째는 사고 피해 규모는 다소 낮으나 사고발생 빈도가 높은 대표 사고로 ‘유조선 중유 유출 사고’를 가정하였다. 두 번째는 사고발생 빈도는 낮으나 사고피해 규모가 큰 사고로 ‘화학제품운반선 혼산 폭발 사고’를 가정하였다.
시나리오 1인 ‘유조선 중유 유출사고’는 묘박지에서 정박 중인 유조선이 내부 탱크간 유류이송 중 밸브 파손에 의해 중유가 유출된 사고를 가정하였다. 직접적인 사고원인은 결함(밸브 파손)이나 상시적으로 밸브 상태를 점검하지 않았으므로 간접적인 사고원인으로 관리상 과실을 추가하였다. 그 결과 폭 70m, 길이 800m의 기름띠가 형성되었으며, 오일펜스 및 흡착포를 활용하여 방제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산정하였다.
시나리오 2인 ‘화학물질운반선 혼산 폭발 사고’는 울산본항 4부두에서 정박 중인 화학물질운반선이 황산과 질산의 혼합물을 선적 후 출항 대기 중에 원인미상의 이유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사고를 가정하였다. 향후 규명된 사고원인은 황산과 질산이 미세 균열로 인해 발라스트 탱크로 유입되어, 그 내부의 습기와 결합한 후 수소를 발생하고 압력으로 폭발한 것으로 설정하였다. 폭발로 인해 타 탱크에 선적된 인화류 물질로 인해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가정하였고, 중수본(해수부), 지수본(울산청), 지대본(울산시), 지역구조본부(울산해경서), 긴급구조통제단(남부소방서) 등의 공동대응을 통해 화재를 진화하고 유출된 유해물질을 일부 방제한 것으로 구성하였다.
3.2 사고대응 시나리오
상기 살펴본 사고발생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해양오염사고 발생시 대응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사고대응 시나리오를 검토하였다. 사고대응 시나리오 1(유출사고)은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라 수립‧시행되는 ‘국가긴급방제계획’ 및 해양환경관리공단의 ‘기본방제계획서’를 토대로 작성하였다. 그리고 사고대응 시나리오 2(유출 및 화재사고)는 2019년 울산에서 실시한 해양오염사고 대응 합동훈련 자료를 토대로 작성하였다.
유출사고의 경우 유출 물질의 성질에 따라 사고대응의 시급성이 달라지며, 이는 해경 및 해양환경공단의 현장조사를 통해 결정되는 경향을 가진다. 대형 유출사고의 경우 민간 방제업체 및 민간 방제자원을 동원할 필요가 있으며 단계별 사고대응은 아래의 표와 같다.
화재사고의 경우, 폭발의 위험과 인명 피해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유해액체화물의 경우 다량 유출시 막대한 자연환경피해로 연결되므로 각별한 초동 대응 전략이 요구되며, 단계별 사고대응을 살펴보면 아래의 표와 같다.
4. 대응전략 분석
본 장에서는 앞선 4장을 통해 시나리오별 사고대응을 기초로 해양오염사고의 대응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해양오염사고의 대응전략의 핵심은 방제자원의 규모와 종류를 어떻게 확보하고 배분하느냐에 있다. 이러한 방제자원의 규모와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효율성의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실제적으로 방제자원 구축에 따른 활용가능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항만을 둘러싼 방제자원 배분 문제는 기존의 연구(Lee et al, 2012)에서도 언급하듯이 항만별로 평가된 화물처리 위험도와 사고 위험도를 기초로 판단해야 함이 적절하다. 이는 울산, 여수, 대산 등 배후단지에 석유화학기업을 유치하고 있는 항만이 그 높은 위험도를 고려하여 보다 대규모의 방제자원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도가 높다는 의미는 사고발생시 지불해야할 평균적인 사회적 비용도 높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특히 대규모 해양오염사고의 경우 그 초동대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에 따라 적절한 방제자원이 배치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라니 사회 구성원의 몫이 된다.
따라서 방제자원의 구축은 위험도가 높은 항만을 중심으로 거점기지화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즉, 대형 해양오염사고를 대비하여 거점기지에 방제자원을 집중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Lee et al.(2012)의 연구에서는 대소형 HNS 유출사고를 염두에 두고 대산(서해거점), 여수(남해거점), 울산(동해거점)에 화재진압방제가 가능한 방제장비를 구축하여야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방제자원의 거점기지화와 더불어 전담상설기관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해양오염사고에 대해 전방위적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그 역할을 담당할 전문기관 설립이 요구된다. 항만 구역 내의 환경관리와 안전관리 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감독하고 해양오염사고 대응시스템 및 방제기술 확보를 위한 위해액체화물 방제센터의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단순히 항만 방제역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방제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와 대응기술 확보를 위한 훈련 기능이 포함된 통합 상설기관으로의 건립이 요구된다. 현재 해양오염사고의 방제시스템은 해상과 해안 그리고 육상의 방제범위가 불명확하여 관련 부처의 책임회피 및 공백가능성이 존재하고, 사전예측과 예방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지자체 전담부서 및 상설 방제센터가 존재하지 않아 지속적인 방제시스템 구축 및 개선을 꾀할 수 없다. 울산항을 포함한 주요 액체화물취급항만의 경우 부산항소방본부와 같은 해양사고에 특화된 전담기관의 설치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액체화물 통합 방제센터 구축은 현재 주어진 방제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방제기능을 개발하는 데 효과적인 대응전략으로 판단된다. 특히 지난 염포부두 사건에서 미흡했던 해양사고 대응체계 보완을 위해 지역 소방본부와 연계를 통한 예방안전, 구급구조, 현장대응 능력 향상을 꾀할 필요가 있다. 상기와 관련하여 해당센터의 건립비용 및 운영비용을 계략적으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액체화물특화항만인 울산항구역 내에서 발생한 해양사고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해양사고 위험성 및 취약성을 검토하고 분석결과에 근거한 향후 울산항 내 발생가능성이 높은 해양오염사고 시나리오를 작성하여 사고 대응전략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검토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울산항 구역 내에서 발생하는 해양오염사고의 원인은 과실이 가장 많으며, 액체화물특화항만의 특성상 유출물질 중 위해물질과 중유의 비중이 높았다.
둘째, 오염물질의 위험도를 기준으로 볼 때, 중유(벙커-C)와 혼산(Mixture acid)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실제로 사고 빈도가 높고 사고 규모도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고방지 및 대응전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셋째,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하는 지역은 울산신항이며, 발생장소는 3, 4 및 컨테이너 부두가 가장 많았으며, 이는 액체화물선박의 입출항 및 이송작업이 빈번한 이유로 판단되었다.
본 연구결과에서 얻을 수 있는 해양오염사고 대응의 정책방향에 대한 함의는 첫째, 각 항만의 해양오염사고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고발생을 특정하고 그에 대한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울산항의 경우 국내 최대의 액체물류특화항만으로 그 물동량 및 이송량만큼이나 사고의 빈도와 규모가 높은 항만이다. 특히 항만구역의 해안선이 복잡하고 울산항 진입수로가 협소하여 큰 선박의 사고 위험은 더욱 높아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항만의 특성을 고려하여 해양오염사고를 분류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대응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둘째, 오염사고에 대한 방제 및 대응전략에 있어서 방제자원의 규모와 배분전략은 언제나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대규모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방제장비 및 대응시스템이 미흡하여 비용을 키웠던 사례들이 종종 있었다. 그 때마다 상설기관의 필요성이 강조되었으나 대규모 해양오염사고의 발생빈도가 낮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어지기 일쑤였다. 지난 2019년에 있었던 울산 염포부두 폭발사고의 방제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역 내 사고처리를 할 수 있는 기능이 부족하여 부산항에서의 해상지원이 오기까지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도 있다. 따라서 주요 액체물류특화항만에 방제 거점기지를 구축하여 항만의 대규모 해양오염사고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특히 울산항의 경우 현재 물동량의 규모나 해양사고의 빈도뿐만 아니라 울산신항 조성에 따른 액체화물 증가가 예상되므로 상설기관의 유치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2020년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Sea Grant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결과입니다.